실로 그린 '숲'

제1회 예술의전당 작가 스튜디오전 /2008 본문

평론

제1회 예술의전당 작가 스튜디오전 /2008

yarn artist 2009. 9. 7. 08:18

전시회, 그 아름다운 출발을 보다. 

 

홍진희는 색실과  풀을 사용하여 수채물감을 엷게 칠한 한지 위에 나무와 숲을 그린다.

그가 실을 재료로 선택한 이유는 그의 작업노트에서 분명해진다.

 "반짇고리에 실이 풀어져 있는 걸 볼 때마다

언젠가 저걸로 무언가를 한번 해 봐야겠다는 욕망은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습니다....."

작가는 기존의 물감에 싫증을 느껴 '실'을 선택했다고 했다.

재료가 주는 색다른 맛도 '실'을 선택하게 된 동기가 되었다고 한다.

주제도 어디서나 쉽게 볼 수있는 나무를 택해서 작업을 했다.

그가 선택한 '실'은 물감의 대체물이자 오브제로서의 '실'이다.

작품의 전개는 물론 해석에도 '실'은 중요한 팩트가 된다.

다시 말해, 실이라는 재료성은 그의 작품을 해석하는 시작의 발걸음이자 전제 조건이라는 것이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실은 짜인 직물에 의해서만 존재를 인정받는 오브제이다.

이러한 실을 사용해서 작가는 실만의 독특한 질감으로 나무와 숲의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동시에 촘촘히 또는 느슨히 직조해 내는 제작 방법에서 실의 복잡한 얽힘과 삶의 씻김을 경험케 한다.

실타래에서 나오는 실의 여정과 인간의 삶을 거기에 반추해 보면 그러한 해석도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실'이라는 매체를 오브제로서 더 드러나게 하는 방법을 찾는 것에 대해 어떤 고민을 할 수 있는지 질문하게 된다.

 

 

-----------------------------------------------------------------------------송인상 /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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